비움/가끔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

꿈트리숲 2018. 8. 8. 10:57

엔딩크레딧 올라 갈때 나의 영화는 시작된다.

신과 함께(인과 연)/김용화/2018.08.01

요즘 들어 영화 보러 자주 갑니다. 20대 때는 매주 극장 상영 영화를 봤었는데요.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한동안 영화라고는. . . 극장 근처에 아예 가보지를 못했죠. 그러다 아이가 크면서는 애니메이션 위주로 쭉 보고 최근에서야 12세 관람가, 사람 나오는 영화를 종종 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여름에는 보고 싶은 영화들이 많아서 좋네요. 흥행몰이에 성공하는 영화들이 한꺼번에 런칭되는 기분이에요. 관객인 저 입장에서는 다양한 영화를 만나볼 수 있어서 좋을 따름입니다. 지난 주말에 고양 스타필드에 갔었어요. 거기 찜질스파를 이용하며 피로를 뜨끈끄끈하게 지지고 왔습니다. (실은 어제도 그 스파에 출근 도장 찍었어요. ㅎㅎ) 스파가 끝나도 땡볕인 날씨 덕에 예정에 없던 영화를 보게 되었지요. 우리 가족이 선택한 영화는 <신과 함께 - 인과 연>입니다.

전편을 재밌게 본 분들이라면 <인과 연>도 모두 보시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신과 함께는 분명 뉴 스타에요. 물론 CG가 다 했다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 CG 덕에 상상만 하던 저승의 세계를 눈으로 볼 수 있어 얼마나 매력적인지요. 저는 영화 평론가나 전문 기자가 아니고 철저히 재미 있나 없나로 나누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 영화 보는 내내 CG 생각은 전혀 없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어요. 그래서 이번 <인과 연>이 전편 보다 더 몰입도가 높았다 생각합니다.

재미있는 영화를 추구하지만 극장 나서면서 '재밌었어' 이 한마디로 끝내 버리면 영화는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영화를 반추해보려고 영화 대사를 좀 유심히 듣는 편입니다. 등장 인물들의 대사를 듣고 왜 저런 말을 하게 되었을까 생각해보고 기억에 남는 대사들은 저의 삶에서 어떤 울림으로 다가올까 등등 곱씹고 나면 영화 한편이 엔딩크레딧과 함께 사라지지 않고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영화의 줄거리는 이미 신과 함께2 관객수가 천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어서 생략하고 저를 붙잡은 명대사를 소개할께요.

성주 삼촌 曰 : "나쁜 사람은 없다. 나쁜 상황만 있는 거지."

"원망스럽고, 원통하고, 이해가 안 될 땐

모든 걸 거꾸로 읽고 거꾸로 생각해봐. 그럼 읽힐거야.

인간들도, 이 세상도, 이 우주도. . ."

성주신을 연기한 마동석씨가 한 이 대사가 계속 머리에 맴돌아요. 그는 천년 전 과거도 현재도 모두 알고 있기에 이런 말을 했을거라 짐작해요. 그런데 나쁜 상황은 그냥 자생적으로 생기는게 아니라 그것도 사람이 만드는 건데 그럼 나쁜 사람이 아닐런지요. 그렇다면 그 사람은 왜 나쁜 환경을 만들었을까. . .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과거 추적으로 올라가는 느낌이 드네요.-.-;; 그래서 이번 편의 제목이 인과 연이라고 붙여진거구나 하고 나름 추측해봅니다. "나쁜 사람 -> 나쁜 상황 -> 나쁜 사람 -> 나쁜 상황" 이런 식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들여다 보면 세상 모든 것이 인연이 아닌 것이 없다는 불교의 설명에 동의가 절로 됩니다. 인과 연을 사전 검색 해봤더니 아래와 같은 설명이 있어요.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는 직접적인 원인을 인()이라 하고, 인과 협동하여 결과를 만드는 간접적인 원인을 연()이라 한다. 가령 농사의 경우에 종자를 인이라 하고, 비료나 노동력 등을 연이라 한다. 이 경우 아무리 인이 좋다 할지라도 연을 만나지 못하면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

성주 삼촌의 대사는 나쁜 사람이 원망스럽고, 나쁜 상황이 원통할 땐 인과 연의 연결 고리를 거꾸로 읽어 보고 거꾸로 생각해보면 이해를 할 수 있다는 메세지가 아닐까 싶어요. 그럼 인간도 이 세상도 우주까지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저는 해석했어요. 인과 연이 선순환을 한다면야 더 없이 좋겠지만 악순환을 한다면 그 연결고리는 내가 끊어내야 한다는 일종의 미션을 부여 받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조만간 미션임파서블도 보러 갈 계획인데. . . 행복한 미션이 쌓입니다.ㅎㅎ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의 말을 떠올리며

극장을 나서면서 저 만의 새로운 영화 한편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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