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282

사기병

여러 블로그에서 소개되어 알게 된 책. 벌써 작년의 일입니다. 올해 1월에는 ‘2020년을 여는 책 중에 하나로 신문에 소개되기도 했어요. 이쯤되면 책을 봐야만 할 것 같죠. 제 몸이 아픈 입장에서 다른 누군가의 투병기를 본다는 건 그리 마음 편한 일은 아니지만, 책을 통해 작가를 알고 싶었어요. 어떤 병으로 투병하고 있는지, 나와는 동병상련할만한 부분이 많아 다른 사람보다 작가를 더 잘 이해하겠다는 오지랖이 발동하더라고요. 을 쓴 윤지회 작가는 동화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또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고요. 현재 위암으로 투병 중이세요. 투병 중에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써서 책을 낼 수 있다니 제 기준으로는 철인입니다, 정말로. 책에서 그림으로, 글로 설명되는 많은 상황과 증상들 대부..

배움/책 2020.02.26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여자 둘이서 나누는 교환일기라는 소제목에 왠지 너무 사적인 이야기들만 가득할 것 같아 처음엔 외면했다가요. 가는 곳마다 자꾸 이 책이 눈에 띄어서 읽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교환일기는 제 예상과는 다르게 두 사람에게만 머물지 않고 우리 모두 특히나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이 꼭 듣고 싶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이었습니다. 물론 아무나 교환일기를 쓴다고 책은 되지 않을 거예요. 교환일기가 책으로 나온데는 필력이 대단한 작가들이었기에 가능했을텐데요. 요조 작가는 뮤지션으로 ‘책방 무사’의 주인장으로 또 팟캐스트 진행자로 익히 알고 있었는데, 임경선 작가에 대해서는 인물 검색을 해봤어요. 10여 년 훌쩍 넘게 작가 생활을 해오고 출판된 책도 많은데, 저는 오늘에서야 새로운 작가를 알게 되었네요. 우연한 기회에..

배움/책 2020.02.25

나는 질 때마다 이기는 법을 배웠다

김민식 작가님의 네 번째(실은 다섯 번째)이 나왔습니다. 매년 한 권씩 책을 내는 것이 희망 사항이라고 하시더니, 언행일치를 제대로 보여주시는군요. 이번 책은 어떤 내용일까 무척 궁금했어요. 즐거움 3대장(영어, 글쓰기, 여행)에 대해서는 앞선 책들에서 다 풀어 놓으셨기에 과연 어떤 얘기를 하실까 하며 기대와 설렘으로 기다렸는데요. 역시나 이야기꾼에게는 글감도 말감도 무궁무진하다는 걸 또 한 번 느끼게 해줍니다. 책을 읽고 난 첫 느낌은 좀 ‘묵직하다’였어요. 이전의 책들이 좀 밝고 경쾌했다면 는 안도와 희망, 감사의 무게 때문인지 숙연해지는 기분입니다. 책에 ‘역설적인 리더의 10계명’이 떠오릅니다.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이 내 주위에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그래서 아직은 희망이 있다 느꼈어요. 더불어..

배움/책 2020.02.21

그래도Anyway

기다리고 기다리던 책을 드디어 받았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서평단 신청을 해서 받은 책이라 그런지 곁에 두고 오래가는 친구로 사귀어야겠다 싶어요. 세상은 미쳐가고 있다. 우리는 때가 묻을 대로 묻어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고 있다. 만물의 자연적 질서는 쇠퇴하고, 인구는 지구가 감당하지 못할 만큼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는 사용한 자원을 보충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건설하려 하기 보다는 마치 자원이 무한정 존재하기라도 한 것처럼 행동한다. (16쪽) ‘그래서... 이 지구는 망한다.’ 로 문장이 끝맺음을 한다면 얼마나 암울할까요? 다행히도 저는 그리고 우리는 이 문장을 다르게 마무리할 능력이 있습니다. 그래서를 ‘그래도’로 바꾸는 것이지요. ‘그래도 우리에겐 아직 희망이 있다.’ 세상이 미쳐가고 있어..

배움/책 2020.02.18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몇 해 전에 “행복한 고구마”라는 제목이 붙은 네 컷 만화를 본 적이 있어요. 고구마가 자신의 정체성을 알 길이 없으니 주위의 인삼들을 보며 파악하는 그림인데요. 그림이 재밌기도 하고 저의 최애 간식이 고구마이기도 해서 만화를 캡쳐 해서 소장했더랬죠. 작가가 누구인지, 만화의 출처가 어디인지도 모른 채 말이죠. 몇 달 전 블로그 이웃 아리님께서 도대체 작가의 소개해주셨는데, 그 책에서 행복한 고구마와 비슷한 만화 그림이 보였어요. 드디어 행복한 고구마를 탄생시킨 분의 정체를 알게 되는 순간이었어요. 도대체 누가 그렸을까? 내내 궁금했는데, ‘도대체’ 작가가 그렸다니... 작가의 이름에서부터 유머와 개그감이 심상치 않더라고요. 도대체 작가의 책들을 검색해보다 책을 발견했어요. 제목이 마음에 쏙 들어서 찜했..

배움/책 2020.02.13

The Hunt for Gold

얇지만 무시못할 재미와 생각거리를 주는 책 오늘은 옥스퍼드 리딩트리(ORT)의 7단계 책 중 를 소개드립니다. ORT 시리즈는 Roderick Hunt가 글을 쓰고, Alex Brychta가 그림을 그렸는데요. 저는 ORT 시리즈의 글과 그림들이 너무 좋습니다. 대충 그린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그림은 자세히 보면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은 꼼꼼함이 돋보이고요. 글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 없는 따뜻한 내용들이라 좋습니다. 심플과 섬세가 잘 어우러진 책이지요. Biff네 가족 중심으로 학교 이야기, 친구 이야기,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 등 다양하게 펼쳐집니다. Biff네는 영국 백인 가정인데요. Biff 친구들은 Wilma 가족, Anneena 가족 등 인종이 다양합니다. 이야기 속에서 그들을 차별..

배움/책 2020.02.12

영어원서 읽기

만만한 책으로 시작 새해 소망까지는 아니지만 언제나 제 마음 속에 숙제 같은 것 하나가 있는데요. 그건 바로 영어입니다. 아이 어릴 때는 저의 집 세 식구 중에서 제가 제일 영어를 잘했어요. 그때는 나름 어깨에 힘도 좀 들어갔을 때죠. 그런데 그 이후로 저의 영어는 제자리 걸음이었고, 남편과 아이의 영어는 일취월장 했습니다. 아이는 엄마표 영어로 시작해서 지금은 자신만의 언어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미드에 빠져있을 땐 영어를, 코난에 빠져있을 땐 일어를, 최근엔 중드에 빠져서 중국어를 남발하고 있습니다. 저도 소싯적 일어와 중국어를 쬐끔 배운 적이 있어서 요즘 저희 모녀는 4개국어로 대화를 해요.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지요. 제가 다리를 아이 배 위에 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까상노 다리 ..

배움/책 2020.02.11

미라클

과학으로 증명된 마음의 힘 서점에서 우연히 제목만 보고 손이 갔던 책입니다. 저에게 기적이 필요해서 책의 제목이 눈에 띄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이 책을 앞부분 좀 읽다가 책을 읽고 나머지 부분을 읽었는데요. 두 책이 연관성이 참 많다 느껴졌어요. 도 앞선 책처럼 근사체험이 나오고요. 저자가 책을 쓰게 된 연유도 엄마의 병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치유의 힘을 알았기 때문이에요. 이 책에서는 그동안 우리가 어렴풋하게나마 알고 있는 마음의 힘, 혹은 생각의 힘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사례들을 많이 소개합니다. 마음 상태에 따라 면역력이 변한다는 것을 밝힌 '정신 신경 면역학', 생각하는 대로 뇌와 몸이 변한다는 것을 밝힌 '뇌 과학', 마음이 유전자의 활동을 바꾼다는 것을 밝힌 '후성 유전학', 생각이 현실을 창조하..

배움/책 2020.02.06

말랑말랑 학교

말랑말랑 학교를 졸업하면 인생 성형 제대로 되겠지?! 말랑말랑 학교, 학교가 딱딱하지 않고 말랑말랑하다니 재밌는 이름입니다. 게다가 세상 어디에도 있는 학교래요. 어떤 학교인지 무척 궁금해지네요. 블로그 이웃이신 리하 작가님께서 말랑말랑 학교의 저자 착한 재벌 샘정님께 부탁하여 사인까지 받아 주신 귀한 책이에요. 책 표지를 펼치면 멋진 캘리 필체에 제 이름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을 받고 사인을 보는 순간 너무 황홀해서 제 블로그 메인에 걸어두었습니다. 볼 때마다 그 기쁨 되새김질 좀 하고, 힘을 얻고 싶어서에요. 착한 재벌 샘정님은 중고등학교 과학 선생님이 첫 번째 직업이고요. 작가, 강연가, 웹툰 작가, 패션 블로거, 팟캐스트 방송인이기도 합니다. 도대체 한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

배움/책 2020.02.05

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 없는가

죽음은 영원히 죽지 않는다 작년 11월에 김민식 작가님 블로그에서 단골손님 독서모임(이하 단독 모임)이 결성됐었어요. 블로그에 댓글 출석률 높으신 열 분이 회원이 되셨어요. 지난 2월 1일이 두 번째 모임이었는데, 불행히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연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첫번째 모임을 참석하지 못한 터라 독서모임 진행 방식을 몰라 블로그 이웃, 아리 님께 요모조모 물어봤어요. 지난 모임에서 소개된 책 중에 회원들의 투표로 다음 토론할 책을 선정했다고 하더라고요. 선정된 책을 읽고 토론 준비를 해가는 것이 단독 모임 준비물입니다. 그 책이 바로 입니다. 제목에서 죽음이 언급되어서도 그렇지만 책 내용에 환생, 근사체험, 안락사 같은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들이 나와서 살짝 겁이 나서 며칠을 계속 미루고 ..

배움/책 2020.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