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 127

수수경단 만들기

네 인생에 계속해서 햇살이 비추기를 지난 일요일은 아이 생일이었어요. 꼬물꼬물 생명체로 절 찾아온 게 정말 엊그제 같은데 벌써 키가 훌쩍 자란 중학생이라니... 제가 쏜 화살은 아니지만 시간 화살은 잘도 날아갑니다. 아이 어릴 때는 아이가 기억도 하지 못할 선물들을 많이도 사줬어요. 그 짓을 왜 했나 싶은데, 제 만족이고 욕심이었던거죠. 어느 해 문득 우리 서로 생일에 선물 주고받지 말자고 선언 했어요. 제일 환영하는 건 남편이고, 제일 슬퍼하는 건 딸아이였는데요. 그간 선물 고민이 심했던 남편은 드디어 해방된 기분이었고, 그간의 기억은 없는 그래서 이제 뭐 좀 받아볼까 하는 딸에게는 찬물을 끼얹는 엄마의 폭탄선언이었습니다. 장난감 몇개 얹어놓고 무겁다며 아빠를 불렀는데, 이젠 수박 한덩이도 거뜬한 딸 ..

새로운 가족이 생겼어요

곁에 두고 오래 보려면 지난번에 서울식물원 다녀오고서 식물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돌이켜보면 그 이전에도 관심이 있긴 했으나 적극적으로 집으로 데려와야겠다 생각은 안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식물원 가보고는 초록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 눈의 편안함이 좋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때부터 적극적으로 ‘초록이를 우리 집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싶은 마음이 몽글몽글 일기 시작했어요. 다행히 남편도 딸도 식물을 좋아해서 초록이들이 많이 모인 장소에 가서 우리 가족이 될 아이를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양재 꽃시장으로 고고!! 식물을 좋아하긴 하나 양재까지 가야 하나 하는 얼굴들이었지만 막상 도착하고서는 초록이들을 하나하나 보느라 발걸음을 못 떼더라구요. 심지어 남편은 식물원 보다 볼거리가 더 많다는 얘기까..

비움/일상 2019.06.11

덕후시리즈 2탄

공짜로 즐기는 세상 덕후들 모여라~~ 지난 주말 토, 일요일 이틀 연달아 서울 나들이 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어요. 토요일은 어제 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딸의 덕후 생활 지원 나갔고요. 덕분에 난생 처음 세종문화회관에 가보게 되었습니다. 일요일은 저의 덕후 라이프 DAY!! 댓글 부대 정기 모임이 있던 날이었어요. 분주히 준비를 해야하는데 영어 암송 마무리 점검 하느라고 오전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서울에 자주 가다보니 잔머리가 늘어요. 직접 운전해갈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번 장소는 주차가 아무래도 어려울 듯싶어 지하철을 선택했는데요. 급행보다 더 빠른 특급이 있다는 고오급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집앞에서 바로 타는 지하철은 중간에 한번 갈아 타야해서 남편의 도움받고 특급이 다니는 지하철 역까지 수월하..

비움/일상 2019.06.05

덕후시리즈 1탄

해리포터 덕후들 모여라~~ 지난 토요일 해리포터 덕후들이라면 귀쫑긋 눈이 번쩍 뜨일 것 같은 곳에 딸과 함께 다녀왔어요. 이름하여 해리포터 필름 콘서트인데요. 전 해리포터 책도 읽어보지 않았고 영화도 1편만 봤기에 딱히 해리포터에 관심이 없어요. 그런데 딸이 지난겨울 해리포터에 심취하다 못해 덕후의 대열에 합류하다보니 해리포터 관한 소식이라면 발빠른 소식통, 해!리포터가 됩니다. 필름 콘서트가 있다는 정보를 어디서 입수하고서 빨리 예약하라는 지령이 저에게 떨어졌어요. 필름 콘서트를 가본 적은 없지만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들어 알고 있어서 꼭 가야할까 싶었지요. 그러나 좋아하는 것 원 없이 좋아하고 흠뻑 취해보는 것도 딸에게는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 세종문화회관으로 갔습니다. 생에 처음 세종문화회관에 입성..

비움/일상 2019.06.04

서울책보고

책과 글을 가까이 하면 오늘 글을 쓰기에 앞서 어제 있었던 저에겐 아주 의미 있고 즐거운 일을 잠깐 소개하고 갈게요. 제가 쓰는 블로그 글의 대부분은 책의 후기입니다. 출판된지 오래된 책도 있고, 따끈따끈한 신간도 있지요. 후기를 쓸 때 제 생각이 작가의 의도와 맞는건지 어쩐건지 전혀 모르고 씁니다. 그리고 단 한 번도 작가님이 직접 제 블로그에서 책 후기를 읽은 적도 없었구요. 어제의 후기글은 정말 나온지 얼마되지 않은 책, 최신간인 였습니다. 김민식 작가님의 책이지요. 놀랍게도 작가님이 후기글을 읽으시고 댓글을 써주셨어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무엇보다 작가님이 의도했던 내용이라 하시니 책을 제대로 읽었다는 생각에 참 뿌듯했었어요. 이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어제 글이 다음 메인에도 등장했다는 얘기를..

비움/일상 2019.05.22

2019 벚꽃엔딩

2019 벚꽃엔딩 다른 곳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가 있는 곳은 올해 벚꽃 시즌이 마감된 것 같아요. 저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 . 벌써 가다니 아쉬워요. 벚꽃이 막을 내렸다는 것은 벌써 봄이 가고 여름이 곧 등판할 때라는 얘긴데, 시간이 화살처럼 빨리 날아가는 느낌입니다. 추워서 나가려는 발길 되돌리고, 미세먼지로 꽃놀이 가려는 마음을 붙잡고, 내리는 빗줄기 피해 집순이 했더니 백화점 시즌 오프마냥 끝물 잡은 듯한데요. 그래도 아직은 머뭇거리는 봄을 조금이나마 붙잡으려고 틈틈이 봄 인증샷을 찍어뒀어요. 핸드폰 속 사진 갤러리를 쭉 넘겨보며 화사한 벚꽃에 입고리가 춤을 춥니다. 벚꽃이 뭐라 말을 걸어오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작년 가을에는 단풍을 찾아 매주 나들이를 했었어요. 올 봄에도 그러리라 마음먹..

비움/일상 2019.04.23

뮤지컬 라이온 킹

오래 기다린 만큼 감동도 오래오래 오래 기다렸습니다. 예매하고도 3개월, 티켓 오픈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다린 것부터 치면 족히 반년은 기다린 것 같아요. 언제 그날이 오나 싶었는데, 달이 차고 기울고 다시 차기를 반복하는 동안 어느새 D-day가 되었습니다. 평일 저녁, 서울 나들이는 좀 버겁기는 한데요. 늦게 집에 돌아오면 잠을 푹 잘 수 없고요. 더군다나 아이도 함께면 더 부담이죠. 그러나 오랜동안 기다린 공연이라면 흔쾌히 달려갑니다. 라이온 킹 1차 티켓 오픈 때 좋은 자리가 없어 2차 오픈을 오매불망 기다렸어요. 2차 티켓 오픈 때는 알람 맞춰놓고 대기했음에도 세상에 오픈 시작과 함께 광클릭이 됐는지 빛의 속도로 티켓이 매진되더라고요. 제가 원한 주말 티켓은 띄엄띄엄 한 자리씩만 남아있어서 어쩔..

벌써 1년(꿈트리 블로그 1주년)

글을 쓰면 달라집니다 안녕하세요. 꿈트리 꿈틀꿈틀 블로그의 꿈트리숲입니다. 오늘은 제가 블로그를 시작한지 딱 1년이 되는 날이에요.(와~~ 셀프 축하 좀 하고 갈께요.^^) 2018년 3월 15일 첫 글을 시작으로 365일을 달려왔어요. 주말, 공휴일은 쉬고 어제까지 227개의 글을 포스팅했습니다. 그동안 책은 133권정도 소개를 했고요. 여행 소개 24번, 강의 16번, 영화는 13편, 그 외 전시회, 공연, 신문기사나 잡지를 보고 글을 쓰기도 했네요. 제 스스로 정말 대견하고 뿌듯해서 1년 기념 글을 쓰고자 마음먹었습니다. 블로그 시작은 아는 분들도 계시지만 아주 소박한 이유로 시작했어요. 어떤 강의를 듣다가 성과 발표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블로그라도 만들어서 글 한 개 썼다고 발표하자'는 심정으..

비움/일상 2019.03.15

칠곡가시나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지난 금요일 영화 단체관람을 하고 왔습니다. 그동안 영화 본 것도 따지고 보면 다 단체관람이긴 해요. 한날 한시에 한곳에 모여 영화를 보니까요. 하지만 금요일은 달랐죠. 영화관람 하러 모인 사람들 모두 김민식 PD님의 팬이었고 또 거대 영화 체인에 밀려 상영관을 잡지 못한 웰메이드 영화를 응원하러 모인거라 그간의 영화 관람과는 성격이 다르다 생각합니다. 아마 대학때 이후에 처음이지 않았나 싶어요.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말고 개별 이름이 붙은 영화관에 간 것이요. 소규모 영화관은 거의 없어졌거나 남아있다해도 시설이 많이 노후 되었을거라 생각했는데, 웬걸요. 크기만 조금 작다 뿐 제가 자주 찾는 영화관과 별 차이가 없었어요.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깜짝 놀랐어요. 사람들..

음악인의 3.1 운동 100주년 기념식

역사를 기억하는 방법 앞서 삼일절날 플래시몹 관련 예고를 했었어요. 제 딸이 참여하고 전 옆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그날 행사를 지켜봤는데요. 이런 행사가 처음이다 보니 들떠서 사진도 영상도 만족스럽게 안 나왔어요.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고 만드시는 분들의 능력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블로그를 하지 않았으면 절대 모르고 지나갔을 어쩌면 알아도 그냥 지나쳤을 저의 꽝손 실력, 감안하고 봐주세요. 제 딸이 바이올린 레슨을 받고 있는데요. 바이올린 선생님께서 어느 날 제안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얼떨결에 플래시몹에 참여를 하게되었습니다. 인천 청소년 오케스트라와, 시민오케스트라가 함께하는 3.1운동 100주년 기념 오케스트라 플래시몹. 두구두구두구 제가 다 떨리네요. 목요일 저녁과, 삼일절날 오전에 모여서 연습..

비움/일상 2019.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