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 46

논어 전 구절 생각필사 #27

제3편 팔일 (八 佾) 3-13 왕손가가 물었다. "안방에다가 잘 보이기보다는 차라리 부엌에게 잘 보인다고 하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지 않소.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는 것이오." 왕손가는 위나라의 대부이자 당시 실권자. 여기서 안방은 군왕을 얘기하고 부엌은 실권자를 얘기함. 군왕을 가까이 하기보다 자신과 같은 실권자를 가까이하는 것이 더 유리한 것이라고 비유적으로 말하는 왕손가에게 공자가 한 말씀하신다. 공자는 군왕에게도 실권자에게도 잘 보이기보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바라는 것이 올바른 인간이라고 역설한다. 실권을 누가 장악하느냐에 따라 벼룩에 붙었다 간에 붙었다 하지 말고 하늘 아래 죄짓지 말고 떳떳하게 살아라는 공자 말씀이 지금도 큰 울림으로 ..

배움/논어 2020.10.06

맹자

여름 두 달 동안 읽었던 맹자를 정리합니다. 일전에 를 소개하면서 홍익출판사의 를 잠시 언급했던 적이 있었어요. 딸 아이가 5년 전에 읽었다는 표시를 보고 마음이 뜨끔했었어요. ‘나는 읽지 않으면서 아이에게 고전을 읽으라고 했구나.’ 싶어 반성했습니다. 역시 ‘너나 잘하세요’ 저만 잘하면 되는 거였어요. 아이가 모르는 단어는 책에 깨알같이 메모해두었기에 저도 그냥 읽기만 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 굿노트로 정리를 했습니다. 맹자(기원전 372~기원전 289)는 전국시대 사람으로 태어난 연도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는데요. 다만 공자 사후 100년 뒤에 태어났다고 추측합니다. 공자(기원전 551~기원전 479) 역시도 출생과 사망 연도가 정확하지는 않습니다만 여러 문헌으로 추정해볼 때 공자와 맹자 사이의 간격을..

배움/인문학 2020.10.05

논어 전 구절 생각필사 #26

제3편 팔일 (八 佾) 3-11 어떤 사람이 체 제사의 이론에 관해서 질문하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모르겠소. 그 뜻을 아는 사람이라면 천하를 다스리는 일은 이것을 보는 것과 같을 것이오!"라고 하면서 자신의 손바닥을 가리키셨다. 체 제사의 의미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나라를 다스리는 일도 손바닥 들여다보듯 훤히 내다보고 쉽게 할 수 있다는 뜻. 체 제사의 형식과 의미가 나라를 다스리는 것만큼이나 중요했나 보다. 세상에 손바닥 들여다보듯 쉬운 일이 있을까? 내 한 몸 닦고 수양하는 것도 어려운데 하물며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 결코 쉬울 수는 없을 텐데. 내 손바닥 들여다보듯 내 자신 셀프 경영만이라도 잘하고 싶다. 3-12 공자께서는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실 때에는 조상께서 살아계신 듯이 하셨고, 다른 신..

배움/논어 2020.10.05

논어 전 구절 생각필사 #25

제3편 팔일 (八 佾) 3-9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하나라의 예에 대해서 내가 이야기할 수는 있지만 그 뒤를 잇는 기나라로는 확증하기에 부족하고, 은나라의 예에 대해서도 내가 말할 수는 있지만 그 뒤를 잇는 송나라로는 확증하기에 부족하다. 이는 자료와 현명한 사람들이 부족하기 때문이니, 이것만 충분하다면 내가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선 나라들의 예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는 있지만... 이 말은 전해 들은 이야기로는 말할 수 있어도 뒤를 이은 기나라와 송나라의 자료가 드물어 증명할 수가 없다는 뜻인 것 같다. 공자는 역사를 얘기할 때 들리는 소문과 전설로만 믿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자료를 가지고 증명해내는 것을 옳다고 여긴 것 같다. 심증보다는 물증인 건가. 3-10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체 제사를..

배움/논어 2020.10.04

논어 전 구절 생각필사 #24

제3편 팔일 (八 佾) 3-7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다투는 일이 없으나, 꼭 하나 있다면 그것은 활쏘기로다! 그러나 절하고 사양하며 활 쏘는 자리에 오르고, 내려와서는 벌주를 마시니 그 다투는 모습도 군자답다." 군자는 아무일에나 나서서 다투지 않는구나. 사사로운 이익 따위엔 관심도 없는 걸까? 경쟁은 주로 남을 밟고 올라서기에 치열하고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다. 공자가 말한 활쏘기는 남을 깎아 내리거나 남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과거와 경쟁하는 것이기에 군자다운 경쟁이라 했나 보다. 과거의 나를 넘어서려는 경쟁, 어제의 나보다 오늘 조금이라도 나아지려 나의 게으름과 무지와 다투는 건 군자의 활쏘기와 같다고 공자께서 살아계셨으면 말씀을 해주셨을지도. 3-8 자하가 여쭈었다. ..

배움/논어 2020.10.03

논어 전 구절 생각필사 #23

제3편 팔일 (八 佾) 3-5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오랑캐들에게도 임금은 있으니, 중원의 여러 나라에서 임금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법도가 무너진 것과는 다르다." 나라에 질서와 조화가 살아 있으면 건강한 사회. 군주가 있거나 없거나 예와 법도가 잘 지켜지면 나라는 부강할 수 있다. 그만큼 군주에게 기대지 않아도 된다는 뜻일 것이다. 우리는 그럴 힘이 없어서 강력한 대통령이 나오기를 바라거나 뭐가 잘못되면 다 대통령 탓을 한다. 3-6 계손씨가 태산에 제사를 지내려 하자, 공자께서 염유에게 말씀하셨다. "자네가 막을 수 없겠는가?" 염유가 대답하였다. "제 힘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아아, 어찌 태산이 임방만도 못하다고 생각하는가!" 태산에 제사를 지낼 자격이 천자에게 주어질..

배움/논어 2020.10.01